상대를 바꾸는 치트키는 설득(persuation)이 아니라, 인정(validation)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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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30

상대를 바꾸는 치트키는 설득(persuation)이 아니라, 인정(validation)

조직 내에서 리더가 구성원을 설득하려 할 때, 가장 흔히 사용하는 전략은 논리적 설명, 명확한 지시, 그리고 때때로 동기 부여다. 하지만 이런 방식들이 늘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예상과 달리 구성원이 마음을 닫거나 방어적으로 반응할 때가 많다.


심리학자 Caroline Fleck 박사는 여기에 중요한 통찰을 제시한다. 진짜 영향력(influence)은 설득(persuasion)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인정(Validation)에서 출발한다.


이 인정이라는 개념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아니다. 리더십의 핵심 역량이며, 관계를 회복시키고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는 근본적 힘이다. 인정(validation)은 사람을 설득하지 않는다. 대신 상대의 감정적 방어벽을 낮추고, 변화에 마음을 열게 만든다.


"인정은 칭찬이 아니다. 동의도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많은 리더가 '인정(Validation)'이라는 개념을 ‘칭찬’이나 ‘격려’로 오해한다. 혹은 "문제를 해결해주는 말" 또는 "상대방에게 동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정은 이런 것들과 구분된다.


인정은 구성원의 감정, 행동, 반응이 그 사람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존재 자체를 그대로 수용(acceptance)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성원이 회의 중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하자. 그때 리더가 "괜찮아, 다음엔 잘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은 위로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반면, Fleck이 말하는 인정은 이렇다. “그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불편함을 느꼈을 거야. 충분히 이해돼.”


이 말은 상대의 감정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대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리더는 구성원이 자기 존재를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인정은 동의(agreement)도 아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반드시 찬성해야만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매우 다른 정치적 입장을 말할 때도, “그 관점을 갖게 된 배경이 이해돼”라고 말할 수 있다. 상대의 경험을 존중하는 것과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전혀 다른 행위이다. 


"인정은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의 출발점이다."


오늘날 수많은 기업들이 팀의 성과 향상을 위해 심리적 안정감을 강조한다. 구성원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실수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조직은 더 나은 학습과 협업을 경험한다.


이런 안정감은 단순한 ‘개방적 문화’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진짜 열쇠는 리더의 말 한마디가 구성원의 감정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있다. 인정은 이 감정 처리의 출발점이 된다.


조직 내 갈등 상황에서 인정은 리더와 구성원 사이의 방어벽을 낮춘다. 

Fleck 박사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정은 회의 중 귀여운 고양이 필터를 씌운 것과 같다. 당신을 즉시 덜 위협적으로 만들고, 논쟁이 일어나기 어렵게 만든다.”


사람이 감정적으로 방어적 상태에 있을 때, 뇌는 판단력과 집중력을 급격히 잃는다. 이때 인정은 생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문제 해결 능력을 복원시킨다. 리더의 인정은 구성원이 다음 말을 꺼낼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준다. 그렇게 대화가 열리고, 신뢰가 쌓인다.


"인정은 변화를 촉진시키는 진짜 동기이다."


리더십의 본질은 변화를 이끄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비판보다 인정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


신경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이해받는 느낌(feeling understood)'은 뇌의 보상 시스템(reward system)을 자극하고 도파민을 분비한다. 즉, 인정은 감정적 쾌감과 동기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이는 리더가 구성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할 때 강력한 촉매로 작용한다.


반대로, 비난이나 판단은 뇌를 위협 자극(threat)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사람을 방어적 모드(defensive mode)로 몰아간다. 이 상태에서는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득해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인정은 사람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대신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준다. 그래서 인정이 설득보다 강하고, 피드백보다 먼저 요구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다. 단순히 공감하는 것을 넘어, 실제 행동 변화의 트리거가 되는 것이다.


"인정은 감성이 아니라 기술이다. 누구나 훈련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인정이 감정적 센스나 성격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Fleck 박사는 인정도 체계적인 훈련이 가능한 기술(skill set)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이를 '인정의 사다리(Validation Ladder)'라는 모델로 설명한다.


이 사다리는 다음 세 가지 구성으로 이루어진다:


첫째,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주의 깊게 듣고, 반응보다 관찰에 집중한다. 

• Attending: 진심으로 경청하고, 말 뒤에 있는 감정의 메시지를 읽는다

• Clarifying: 의미를 오해하지 않기 위해 되묻는다

“이 사람의 말에서 진짜 중요한 건 뭘까?” "이 사람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뭘까?" "왜 이게 이 사람에게 중요할까?"


둘째, 이해(Understanding): 그 사람의 반응이 논리적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표현한다. 상대의 감정에 논리적 정당성을 부여한다.

• Equalizing: “나라도 그랬을 것 같아요”

• Contextualizing: 상황 맥락을 반영해 반응을 이해한다

• Summarizing: 정리하며 상대가 “이해받았다”고 느끼게 한다

“누구라도 그런 상황이면 그럴 수 있겠네.” "나도 그렇게 느꼈을꺼야."


셋째, 공감(Empathy): 감정을 함께 느끼고, 감정적으로 동행하는 반응을 보인다. 슬픈 이야기를 들을 때 표정이 가라앉거나 눈물이 고인다. 기쁜 이야기를 하면 함께 기뻐한다.

• Emoting: 감정을 같이 느끼는 표현 (눈빛, 표정, 말투)

• Affirming: 감정의 타당성을 직접 언급 (“속상했겠어요”)

• Connecting: 나의 경험을 짧게 공유해 정서적 연결을 만든다


이 세 가지는 상황과 관계의 깊이에 따라 다르게 쓰일 수 있다. 마치 베이킹에서 같은 레시피로도 숙련자와 초보자의 결과물이 다른 것처럼, 인정도 타이밍과 정서적 민감도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진다.


"핵심은 ‘진실의 조각’을 찾아내는 것"


모든 말이나 행동을 인정할 수는 없다. Fleck은 인정의 핵심은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 속에서 '진실의 핵심(kernel of truth)'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외계인이 침공할 거라 믿는다"고 말하면, 그 믿음 자체는 인정할 수 없지만, 그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은 인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감정은 항상 유효(valid)하고, 그것에 대한 리더의 반응도 마찬가지로 유효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리더는 구성원의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조직적 기준과 균형을 지킬 수 있다.


"인정은 관계의 언어이자, 리더십의 표출이다."


좋은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고,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하지만 위대한 리더는 사람을 움직인다. 그리고 사람은 인정받을 때 변화한다.


인정은 부드럽지만, 강하다. 단순하지만, 깊다. 리더의 말 한마디가 조직의 분위기를 바꾸고, 팀원의 행동을 바꾸고, 회사의 문화를 바꾼다. 진심이 담긴 한 문장은 강력하다. “그럴 수 있어. 그 감정은 이해돼.”


조직을 바꾸고 싶은가? 먼저 구성원의 감정을 인정하라. 진짜 변화는 거기서 시작된다. 


Source: Next Big Idea Club (Mar 26, 2025), "The secret to influencing others? Validation", Fast Company (ChatGPT 활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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