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쉽의 본질은 답하기가 아니라 질문하기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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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9

리더쉽의 본질은 답하기가 아니라 질문하기

Nvidia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자신의 리더쉽 변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제는 답을 덜 하고 질문을 더 많이 합니다. 하루 종일 질문만 하며 보낼 정도죠.” 그는 질문을 통해 팀이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를 탐구하도록 돕는다. 질문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리더쉽의 필수적인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술 산업 특유의 빠른 변화와 예측 불가능성은 이제 다른 성숙한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발전은 리더십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과거에는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것이 리더의 역할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적절한 질문을 던질 줄 아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Citi의 CEO 제인 프레이저(Jane Fraser)는 “혁신은 더 이상 최고 리더가 모든 답을 제시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창의성을 해방시키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라고 강조한다.



"적합한 질문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질문은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발견하며, 팀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도구다. 최근에는 “질문 브레인스토밍(question-storming)”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며 질문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기존의 답 중심 브레인스토밍에서 벗어나, 더 나은 질문을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 방식이다.


하지만 효과적인 질문을 던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리더는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에서 오는 한계를 먼저 극복해야 한다. 오랜 성공 경험은 종종 기존 사고 방식에 갇히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회의 중 실시간으로 다양한 질문을 처리하고, 적합한 질문을 선택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 중요한 질문은 종종 회의가 끝난 후에야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리더는 질문을 체계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익히고, 다섯 가지 질문 유형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질문의 다섯 가지 유형"


효과적인 질문은 전략적 의사결정을 체계화하고, 문제를 깊이 탐구하며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다음 다섯 가지 질문 유형은 각각 독특한 관점과 통찰을 제공하며, 리더가 다각적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1. 탐구적 질문 "What’s Known?"


탐구적 질문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리더는 "Why?"와 "How?" 같은 질문을 연속적으로 던져 문제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토요타의 "5번의 왜(5 Whys)" 기법이 있다. 이는 “왜?”라는 질문을 반복하여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탐구적 질문이 부족하면 큰 실수를 초래할 수 있다. 2014년 프랑스 철도 운영사 SNCF는 새로운 열차를 설계하면서 플랫폼 폭이 표준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이로 인해 열차가 1,300개 역에서 지나갈 수 없게 되었고, 수정 비용으로 5천만 유로가 들었다. 이는 기본적인 데이터를 놓친 결과였다. 탐구적 질문은 데이터를 표면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통찰을 도출해야 한다.


2. 가설적 질문 "What If?"


가설적 질문은 문제를 넓은 시각에서 재구성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탐구하도록 돕는다. “What if…?” 혹은 “What else…?” 같은 질문은 기존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유용하다.


뉴질랜드 요트팀이 2017년 아메리카스컵에서 우승한 사례는 가설적 질문의 힘을 잘 보여준다.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페달을 사용해 유압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그들은 “What else could a pedal system allow?”라는 질문을 던지며 페달 시스템이 손을 자유롭게 하고, 핸들바로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러한 혁신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3. 생산적 질문 "Now What?"


생산적 질문은 실행 가능성과 리소스를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What is the next step?” “Do we have the resources to move ahead?” 같은 질문은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생산적 질문이 부족하면 조직이 과도하게 확장되고 리소스 부족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LEGO는 2000년대 초 디지털 장난감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신제품을 급하게 출시했지만, 조직 역량을 초과하며 결국 큰 손실을 입었다. 이는 생산적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4. 해석적 질문 "So, What?"


해석적 질문은 데이터를 실행 가능한 통찰로 전환한다. “What did we learn from this new information?” “What does it mean for our present and future actions?” 같은 질문은 새로운 정보를 현재의 목표와 연결시켜 문제의 본질을 재정의하도록 돕는다.


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는 테슬라의 초기 전기차를 기술적 결함만 보고 과소평가했다. 이들은 테슬라의 혁신적 경쟁력을 간과했고, 이는 해석적 질문이 부족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잘 보여준다.


5. 주관적 질문 "What’s Unsaid?"


주관적 질문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감정적 요소와 숨겨진 의제를 다룬다. 팀원들이 가진 감정과 의견을 탐구하며, “How do you really feel about this decision?” 같은 질문이 불만이나 갈등을 표면화시킨다.


British Airways는 1997년 브랜드 리브랜딩에서 직원과 고객의 감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리더는 주관적 질문을 통해 감정적 반발을 방지해야 한다.



"질문으로 팀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리더가 다섯 가지 질문 유형을 균형 있게 활용하는 것은 팀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전략적 의사결정을 향상시키는 핵심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특정 질문 유형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중요한 질문을 놓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이는 리더십의 방향을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다. 질문의 균형을 유지하고 팀의 사고를 자극하기 위해, 리더는 자신의 질문 스타일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 데 의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의 질문 스타일을 평가하는 것이다.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질문 유형과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유형을 분석해야 한다. 많은 리더는 자신의 성공 경험에 기반해 특정 질문 방식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과거에 유용했던 질문 스타일이 현재 또는 미래의 복잡한 문제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리더는 변화하는 환경과 역할에 맞춰 질문의 접근 방식을 재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기술 기업의 CHRO(최고인사책임자)는 회사의 주요 프로그램 회의에서 다섯 가지 질문 유형을 포함한 프레임워크를 회의실에 배치했다. 이를 통해 팀원들이 자연스럽게 모든 질문 유형을 고려하도록 유도했다. 이러한 방법은 리더가 모든 질문을 직접 생각해내지 않아도 팀이 더 포괄적인 사고를 하도록 돕는다.


또한, 낮은 위험의 상황에서 새로운 질문 유형을 연습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리더는 부족한 질문 유형을 연습하기 위해 비교적 덜 중요한 회의나 일상적인 대화에서 시도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창의적 질문에 익숙하지 않은 리더라면 “What if…?” 또는 “What else…?” 같은 가설적 질문을 사용해보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리더는 새로운 질문 방식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에 통합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팀과의 협업이다. 리더는 모든 질문을 혼자 해결하려는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팀원들이 각각의 질문 유형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부족한 질문 유형에 대한 보완을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현대 리더십에서 리더는 단순히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팀이 더 나은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관점을 고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Hyundai Motor Company의 글로벌 COO인 호세 무뇨즈(José Muñoz)는 질문 역할을 적합한 팀원에게 위임한다고 말했다. 그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해당 질문을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접근법은 리더가 팀의 다양한 시각을 수용하고, 부족한 질문 유형을 보완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팀원들 간의 신뢰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리더는 질문 스타일의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이는 특히 새로운 역할을 맡거나, 새로운 산업에 진입할 때 중요하다. 과거에 효과적이었던 질문 방식이 현재의 환경에서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리더가 이전에 세부적인 비용 관리나 효율성 중심의 질문에 능숙했다면, 새로운 직무에서는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전략적 질문이 필요할 수 있다. 이때 리더는 자신의 편안한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질문 방식을 시도해야 한다.


특히 고압적인 상황에서는 특정 질문 유형이 간과되거나 균형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팀원들이 특정 주제나 관점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중요한 영역이 소홀히 다뤄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리더는 팀원들에게 각기 다른 질문 유형을 할당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팀원이 탐구적 질문을 맡고, 다른 팀원이 가설적 질문을 제안하도록 역할을 분배하면 팀의 질문 레퍼토리가 더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리더쉽은 모두가 질문하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리더는 또한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팀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솔직한 질문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많은 경우, 팀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다른 사람들이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 역학은 “다수의 무지(pluralistic ignorance)”로 알려져 있다. 리더는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요청하고, 팀원들이 자신의 우려를 공유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리더의 태도와 의도는 질문이 팀에 미치는 영향에 큰 차이를 만든다. 예를 들어, “Is everyone OK with that?” 같은 질문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 질문이 진정으로 의견을 묻는 것인지, 아니면 논의를 종결하려는 의도로 던진 것인지에 따라 팀원들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리더는 질문을 던질 때 명확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질문의 목표를 팀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공적인 리더들은 새로운 사람들과의 대화를 시작할 때 항상 안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개방성을 보여준다. 이들은 “학습자 모드(learner mode)”로 운영하며, 이는 가능성, 솔루션, 의미 있는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반대로, “판단자 모드(judger mode)”는 책임을 추궁하고 단기적인 결과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젠슨 황은 리더십의 본질은 “모두가 질문하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라고 역설한다. 팀 내에 강력한 질문 문화를 형성하면 리더의 호기심이 팀원들의 호기심으로 증폭되고, 이는 더 나은 의사결정과 창의적 해결책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리더 개인의 역량을 넘어, 팀 전체의 협력적 잠재력을 극대화하도록 돕는다.


Source: Arnaud Chevallier, Frédéric Dalsace and Jean-Louis Barsoux (May-June 2024), "The Art of Asking Smarter Questions", HBR (ChatGPT 활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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