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이 채용때 무지한 지원자를 뽑는 이유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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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3

Apple이 채용때 무지한 지원자를 뽑는 이유

Apple은 진땀 빼는 채용 인터뷰로 악명이 높다. 


해당 분야의 지식과 실전 경험뿐만 아니라, Apple이 바라는 이상적인 직원을 뽑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잘 고안된 질문들로 인터뷰를 세심하게 진행하며, 때로는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지며 지원자를 심적으로 교란시키기도 한다. 그야말로 채용 면접에 진심이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Apple은 지식(knowledge) 너머를 살피려 한다. 단순히 아는 것으로는 대응하기 힘들만큼 급속하게 변화하고 역동적인 환경에서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고 진화해갈 수 있는 지 알아내려 한다.


그런데, 잘 준비된(well-qualified) 직원과 최고의(best-qualified) 직원을 가르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잘 모르겠습니다. I don't know."


긴장감 도는 면접 인터뷰에서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받는 것은 정말 최악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기꺼이 모른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면접에서 지원자가 모르는 것을 순순히 인정할 때 지원자의 성격과 태도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아는 것을 확신을 가지고 조리 있게 말하는 것만이 지원자의 실력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부족함과 무지함을 인정하는 것은 겸손(humility)과 진정성(integrity)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런데 단지 이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모르는 것을 인정해야 성장할 수 있다."


Apple은 끊임없이 학습을 하는 팀(a team of lifelong learners)을 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일같이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성장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선 개방적인 마인드(open-minded)와 창의성(creative)이 필요하다.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와 가능성에 열려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현실을 창조해낼 수 있다.


지속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는 직원을 식별하기 위해선, 단순히 그가 학습하는 것을 좋아하냐고 묻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Apple의 HR 담당자들은 잘 알고 있다. 지원자들은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면접관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하려 한다.


그래서 고안한 단순 명료한 방법이 바로 지원자가 자신이 모르는 것을 기꺼이 인정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말문이 탁 막히는 어렵거나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던지기도 하면서 무지한 것에 대한 지원자들의 태도를 떠보게 된다.


자신이 모든 것에 유능하고 잘 알고 있다고 믿는 지원자들은 끊임없이 모르는 것을 채우고 학습하려는 역량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알고 있고 모든 게 명확한데 학습할 이유가 있을까?


"진정한 전문가는 자신이 모르는 게 무엇인지 알만큼, 충분히 알고 있다."


전문가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 충분히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것도 기꺼이 인정한다.


오히려 초심자는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는 경향이 높다.


특정 분야의 방대함을 인지할 수록, 학습에 대한 욕구가 높다. 새로운 것을 익히는 데 흥미를 지니며, 이 과정에서 실수를 하는 것도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Steve Jobs 역시 무수한 시도들과 숱한 시련들로 유명하다. 그는 늘상 새로운 지평을 열기 원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실수를 하고, 또 그 실수들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1997년 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자신이 이 컨퍼런스 룸에 있는 그 누구보다 더 많은 실수를 했을 것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새로운 변화(innovation)는 아는 것에서 태어나지 않고, 미지에서 나온다."


혁신의 근원은 이미 아는 지식(knowledge)이 아니다. 아직도 방대하게 쌓여 있는 미지(unknown)에서 나온다.


미지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고 또 가능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 보다 훨씬 더 폭넓은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래서 모른다고 순순히 인정하는 자신감이 새로운 가능성과 성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미지의 영역에 대한 앎(knowledge of the unknown)이 없었다면, Apple은 iPod가 아니라 더 나은 CD Player, 그리고 터치 스크린 보다는 새롭고 개선된 키패드 전화기를 개발했을 것이다. 


이는 비단 Apple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Ford 역시 더 빠른 말을 키우지 않고, 자동차라는 전에 없던 수단을 만들 수 있었던 건, 기존의 지식이 아니라 무지에 대한 동경과 발상의 전환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채용 면접에서 지원자가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은 그의 솔직함과 겸손함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모르는 것을 알만큼의 지적인 전문성과 열린 가능성을 엿보게 해준다.


회사 입장에서는 지원자가 지닌 현재의 완벽함(perfection) 보다는 더 큰 성장 가능성을 지닌 진정성(authenticity)에 가치를 두는 게 낫다. 단순히 특정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는 게 아니라, 향후 회사가 추구하는 역할과 팀, 그리고 조직 전체에 적합한 사람인지 그 가능성을 파악하는 게 관건이다.


Source: Kelly Main (Aug 2023), "Apple Secretly Looks For Candidates That Are Willing to Say These 3 Little Words",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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