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의 주요한 역할은 구성원들에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모든 CEO가 Steve Jobs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조직내 혁신활동을 유도하고 옹호할 수 있다.
핀란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Fiskars의 CEO였던 Kari Kauniskangas는 직원들의 더 나은 방식을 찾으려는 욕망과 의지, 자유를 북돋아주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동시에, 직원들의 혁신 활동이 적정한 초점을 맞추고, 가장 필요한 영역에서 혁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박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혁신을 통한 조직의 탈바꿈(Transformation)"
중소 시멘트 제조회사인 Ecocem은 소수의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전통적 시멘트 시장에서 변화를 꿈꾸었다.
창업자인 Donal O'Riain은 기존 경쟁의 틀을 벗어나고 싶었다. 이를 위해 시멘트의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시멘트는 에너지 집약 산업으로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8%를 차지한다. 하지만 환경 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찾으려는 노력은 미진했다.
O'Riain은 이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예산을 새로운 솔루션 개발에 할당한다. 회사의 슬로건도 "지속가능성을 주도하는 혁신"으로 재정의한다. 특별기술위원회를 만들어, 이사회 멤버들과 각 현장에서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실무 관리자들을 연결시켰다. 기술위원회 활동을 통해 초기에 회의적이었던 이사회 멤버들에게는 혁신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통찰력을 가지게 해주었고, 실무진들에게는 조직의 주요 인사들에게서 지원을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혁신 활동의 모멘텀과 영감을 북돋아 주었다.
결국 Ecocem은 과거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던 혁신적 솔루션을 적용해, 기존의 시멘트만큼 높은 강도를 지니면서 탄소 발생량을 대폭 절감한 시멘트 대체재를 개발한다.
적지 않은 시간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자원 투입과 개발 과정을 거친 후에 회사는 새로운 기술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 전반을 바꾸게 된다. 그리고 중소 시멘트 회사들 중 하나에서, 환경문제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제품으로 고객사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해주는 차별적인 혁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혁신의 핵심 프로세스, 틀 바꾸기(reframe)"
Reframe은 조직이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에 더 나은 포지션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의 목표를 재조정하는 것을 뜻한다.
조직 DNA에 혁신 엔진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3가지 핵심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바로, 창조(creation)와 통합(integration), 그리고 재구성(reframe)이다.
창조(creation)는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도구와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통합(integration)은 조직내 창조적 아이디어와 혁신가, 그리고 자원들을 연결하고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재구성(reframe)은 혁신활동을 가로막는 가정과 편견에 도전하고, 구성원들이 기존의 마인드를 바꾸고 일하는 방식을 새롭게 꿈꾸도록 독려한다.
현장 직원들은 뻔하게 받아들여지던 관행을 넘어 업무에 새로운 시각을 적용하며, 중간 관리자들은 직원들의 혁신 활동을 지원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공정한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경영진들은 전략의 핵심 요소로 혁신을 강조하며, 관성적인 가정들에 의문을 제기한다.
CEO와 경영진들은 이른바 CRO(chief reframing officer)로서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회사의 집단적인 의지와 목표를 끌어 모아 방향을 재설정함으로써, 모두가 한 마음으로 혁신적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추는 커다란 박스가 형성되는 것이다.
"경영자 혼자 할 수 없다."
재구성(reframe)은 일선 직원들부터 중간 관리자, 그리고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공감대가 형성되고 함께 활성화되어야 효력이 발휘된다.
현장 직원들은 고객과 매일같이 접촉한다. 직원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회사가 생각하는 새로운 가정과 혁신 아이디어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
Gemba는 '현장'을 뜻하는 일본어이다. 실제 업무가 이루어지고 가치가 창출되는 곳, 낭비를 제거하거나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곳이 현장이다. 일선 직원들은 바로 그 현장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상사와 팀에 제시하기 위해선 적잖은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다. 이에 중간 관리자가 재구성(reframe)에 또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중간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신뢰와 정서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을 느끼게 해주고 공정한 프로세스를 제공해야 한다.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하고, 좋은 아이디어는 관리자들이 귀기울여 듣고 또 실행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준다.
최고경영진은 조직에 혁신이 시작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기존의 가정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현상(status quo)도 늘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본다. 조직내 투명성을 촉진시키며 새로운 시도에 대한 강한 의지와 지원 의사를 보여준다.
이처럼 현장 직원에서 중간관리자, 그리고 경영진까지 하나로 어울리는 혁신 엔진이 장착될 때 조직이 미래로 내달릴 수 있다.
Source: Ben M. Bensaou (Feb 2022), "Senior Leaders As Chief Reframing Officers", Insead Knowl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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