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 리더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새롭고 복잡한 문제들을 수시로 직면하게 된다.
C레벨 경영진들은 수많은 데이터와 이슈들을 다루게 되지만, 대부분 그때그때 급급하게 (on the fly) 대응한다.
이런 상황들이 일상화되면서, 모호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과 재빠르고 유연한 학습 역량이 경영진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부상했다.
그런데 탁월한 리더는 이런 혼돈 상황에서도 다른 경영진들보다 능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역동적인 상황에서도 책임을 떠넘기지 않으며,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쉽게 이해하고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풀어낸다. 즉, 아무리 복잡한 상황도 간단하게(simplifying), 그리고 대처 가능하게(operationalizing) 만든다.
"간단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하지 않게"
IoT와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다양한 혁신 기술들이 전개되면서, 시장이 마지막에 어떤 모습으로 흘러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모호함 속에서, 탁월한 리더는 조직이 풀어야 할 핵심 문제를 선명하게 짚어 내기 위해 주력한다. 왜 회사가 이 과제를 풀어야 하는지 그 취지를 역설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명료한 계획도 제시한다. 그 계획 역시, 복잡하지 않은 서너 개의 우선순위 과제들로 간추린다.
LinkedIn CEO인 Jeff Weiner는 리더쉽은 다른 이들이 동일한 목표를 공감하고 추구하도록 영감을 불어넣는 역량이라고 주장한다. 영감(inspire)은 회사가, 그리고 직원들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비전(vision)에서 시작한다.
Novartis 전 CEO이자 현재는 P&G와 GM 이사회에 재직중인 Joseph Jimenez도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가 CEO로서 첫번째 한 일은 CEO가 회사를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지 모든 구성원들에게 이해시킨 거였다고 한다. 포괄적이고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전략을 그 핵심까지 증류시킨 다음에 회사가 무엇을 추구할 지, 어떻게 시장에서 승리를 쟁취할지 손에 잡힐 만큼 구체화해서 구성원들의 머리에 생생하게 각인 시키는 것이다.
"꾸역꾸역 늘어만 가는 전략 보고서"
최근의 전략 보고서들은 복잡해지는 경영 환경만큼 각종 정보들로 두텁게 채워진다.
회사의 미션 부터 시작해 사업의 목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제공하는 가치, 그리고 조직 문화가 추구하는 가치까지 담는다.
그런데 이는 구성원들이 상황을 이해하는 데 복잡성을 증폭시키고, 모든 구성원들이 회사가 직면한 가장 근원적인 난제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된다.
잡다하게 두꺼워지는 전략 보고서를 정리할 때가 되었다. 이는 무엇을 바꿀 것인지, 무엇을 바꾸지 않을 것인지 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변하지 않을 내용들은 굳이 전략 보고서에 담길 필요가 없다.
회사가 지니는 불변의 가치들이 있다. 회사의 목적과 미션,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가치,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약속. 이는 회사의 존재 자체이며 바뀌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것은 회사의 기본 가치이며, 언제나 추구해야 하는 것으로 전략 보고서에 담길 최적의 내용이 아니다.
"전략 보고서에 담겨야 하는 핵심"
이런 불변의 존재 가치들은 회사 웹사이트와 같은 더 적절한 공간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 효과적이며, 이를 통해 전략 보고서가 본연의 기능에 공간을 더 할애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Harman의 전 CEO인 Dinesh Paliwal은 전략 보고서에 담겨야 할 4가지 요소를 제시한다.
첫째, 달성하고자 하는 최종 결과물(outcome)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둘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3~4개의 지렛대
셋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장애물
넷째, 일의 진전(progress)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와 점수판
여기서 핵심은 최종 결과물(outcome) 이다.
기획자들은 종종 결과물이 아니라 우선순위(priorities)에 신경을 쓰곤 한다. 그런데 우선순위는 명분은 있으나 모호한 그림을 그리게 만들며, 대체로 변하지 않을 영역에 속한 내용을 다루게 한다.
전략을 수립할 때는 변해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당위론적인 내용을 모두 다뤄서 벙벙한 전략을 수립하는 게 아니라, 변해야 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한 간단명료한 전략을 생생하게 그려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같은 걸 떠 올리고, 이해하며, 공감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다.
요컨대 복잡하고 불확실한 경영상황도 단순하게 그 핵심을 짚어내야 한다. 백과사전처럼 포괄적이고 둔탁한 전략을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실행 가능하도록 간추리고 날서게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역량이 조직의 운명을 가른다.
Source:
Adam Bryant (Feb 2022), "Sharpen your strategy document", strategy+business
David Reimer, Adam Bryant, Harry Feuerstein (Sep 2018), "The four X factors of exceptional leaders", strategy+business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