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on 등 온라인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한때 잘 나갔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하나 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Best Buy 역시 파산 위기에 내몰렸으나, 2012년 Hubert Joly의 CEO 취임과 함께 극적인 반전(turnaround)에 성공한다.
"첫번째 비결은 사람이 중심이 된 턴어라운드(people-centric turnaround)"
Hubert가 취임하자 모든 이들은 한결같이 모든 것을 삭감하라고 조언했다. 매장 수를 줄이고 직원들을 해고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Hubert는 통상적인 턴어라운드 처방을 따르지 않았다. 그는 최전방의 매장 직원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부임한 첫 주는 Best Buy의 한 매장에서 보냈다. 블루 셔츠와 카키색 팬츠를 입고, "견습 CEO"라는 뱃지를 가슴에 달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매장의 직원과 방문 고객들이 모든 답을 알고 있다고 믿었다.
Hubert는 직원 수를 줄이는 것은 CEO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경영자는 매출(top line)을 늘리는데 최우선적으로 주력해야 한다. 그 다음에 비용(cost)이다. 비용도 인건비와 관계 없는 비용(non-salary expenses)에 먼저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이런 비용이 비용구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Best Buy의 경우, 20억 달러의 비용 중에서 이런 비인건비 비용이 70%에 해당했다.
그럼 직원 관점에서는 어떤 데 주력해야 할까? 바로 에너지를 창출시키는 것이다.
회사는 사람들로 이루어졌다. 어떤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개인들의 집합체이다.
경영자는 대체로 직원들이 무엇을 해야 한다는, 'What'을 강조하기 쉽다. 그러나 실상은 'how'가 더욱 중요하다. 함께 사업을 기획하고, 일이 되게 만들고, 그 결실을 자축함으로써 조직의 에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성공적인 턴어라운드의 첫번째 단계이다.
"두번째 비결은 직원의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목적(purpose)"
CEO가 향후 몇 년 안에 매출을 몇 배로 성장시키고 주가를 두 배로 올리겠다고 공언한다고 하자, 회사내에서 그 누가 신경 쓰겠는가? 이런 건 직원들에게 전혀 감동을 주지 못한다.
Hubert는 우리가 누구인지(who we are) 다시 정의하는 여정을 시작한다.
그는 Best Buy가 단순한 전자제품 소매업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의 핵심적인 니즈를 충족시켜 줌으로써,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사업이라고 새롭게 정의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지금까지와 다른 관점으로 사업을 바라보는 순간, 전자제품을 판매한다는 진부한 사업의 틀에서 벗어나 더 큰 시장과 새로운 성장 기회가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CEO 혼자만 인식을 바꾸는 게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공감하고 같은 방향을 쳐다보는 게 관건이다.
"세번째 비결은 동기부여(motivation)"
통상적으로 경영자는 한 무리의 스마트한 관리자들을 확보하고, 이들로 하여금 회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의하게 하고, 이들이 다른 직원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지시하고, 또 일이 성사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로 통제한다.
그런데 이런 톱 다운 방식과 성과 보상 제도는 생각처럼 잘 먹혀 들지 않는다. Hubert는 직원들의 동기를 끌어내는 것이 리더쉽의 전부라고 역설한다.
'나는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내가 추구하고 싶은 목적은 무엇인가? 그리고 내 주위의 구성원들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경영자는 스스로 이런 질문들을 던지며,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일에 몰입하게 하는 동기와 회사가 추구하는 목적이 잘 맞물려 돌아갈 때 비로소 휴먼 매직(magic)이 발동하기 시작한다.
"누가 시키거나 지켜보지 않아도 회사가 움직인다."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직원들이 선명하게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누가 지켜보지 않아도 사람들이 따르는 게 바로 가치이기 때문이다. 가치는 직원들이 모든 의사결정을 할 때 나침반처럼 선명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Hubert는 CEO로서 자신이 의사결정을 한 것은 극히 일부라고 말한다. 직원들의 마음에 가치가 생생하게 뿌리내리면, CEO는 직원들 스스로 의사결정 하도록 독려하기만 하면 된다.
Best Buy 직원들은 회사의 가치가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것임을 공감한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자신들이 힘을 가지고 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들에게 SOP는 표준운영절차(standard operating procedure)가 아니다. 서비스(service over policy)를 뜻한다. 정책이나 절차가 있어도, 매장에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가 있으면 스스로 판단해 최선의 가치를 찾는다.
Hubert는 직원들에 대한 통제권을 잃은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회사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고 성과가 용솟음친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경영자가 모든 답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은 강한 리더쉽이 자리잡고 있음을 반증한다.
"직원은 Resource가 아니다."
사업은 강력한 포스(force)가 필요하다. 선한 힘,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포스를 뜻한다. 직원들은 그 힘을 발휘하기 위한 중앙 무대에 있다.
직원은 HR에서 흔히 말하는 인적 자원(resource)이 아니다. 힘의 원천(source)이고 엔진이다.
기술 기업이든, 서비스 기업이든 마찬가지이다. 언제나 사람이 중심에 있고, 이들이 휴먼 매직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경영자의 책무이다. 매출과 이윤은 목표(goal)가 아니라 이런 행위들의 결과물(outcome)에 불과하다.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 날 때,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가?
Hubert는 신임 CEO들에게 퇴직 연설문을 써보라고 제안한다. 리더는 시한폭탄처럼 한정된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창조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니고 있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휴먼 매직을 작동시킬 것인가?
Source: "Former Best Buy CEO Hubert Joly: Empowering Workers to Create Magic" (Dec 2021), HB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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