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여러 명의 전문가들에게 각각의 의견을 듣는가? 아니면 여러 명을 한 데 모아서 집단의 의견을 구하는가?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모임이 잘 관리되는 상황에서는 각각의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서 평균을 내는 것 보다 집단의 의견을 구하는 경우에 더 정확한 예상치를 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리서치에 의하면, 집단지성이 항상 나은 것은 아니었다.
"예측의 정확도는 높아지나 Yes/No에는 취약하다?"
이전의 연구들은 대부분 정량적 질문에 대해 집단이 얼마나 정확한 예측치를 찾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예컨대, "이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 "이 프로젝트의 예상 비용은 얼마일까?", 또는 "이 후보자에게 몇 점을 줄 것인가?"와 같은 유형의 문제들이었다.
이런 문제들 에서는 집단이 적절한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개인들보다 더 나은 예상치를 찾았다.
그런데 Yes/No를 찾아야 하는 문제에서는 집단지성의 정확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제품을 적시에 출시할 수 있을까?", "이 프로젝트 비용은 예산을 초과할 것인가?", "이 후보자는 우리의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이렇게 질문이 Yes/No 문제로 바뀌면 정확한 답을 찾을 확률이 낮아졌다.
"집단의 논의를 거칠수록 배가 산으로 간다?"
최근 리서치에 따르면, 집단의 논의는 통상적으로 최초의 다수의 의견을 증폭시킨다. 이 과정에서 애초에 정답을 맞추었던 투표가 틀린 투표로 바뀌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투표를 두 번으로 나누어서 하지 않고, 논의가 끝날 때까지 투표를 미룬 경우에도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450개 집단을 대상으로 한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약 80%의 집단들이 애초에 맞은 투표를 했어도 논의 과정에서 이를 뒤집거나, 또는 단지 처음에 제시되었던 다수의 의견을 단순히 증폭시킨 답을 구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정량적 예측치의 정확도는 집단의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올라갔다. 다만 Yes/No를 정하는 질문은 정확도가 떨어졌다.
"판단을 미리 예단하지 말고, 데이터를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라."
집단지성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집단 논의를 진행할 때 참여자들이 정량적 수치를 예상하거나 특정 의사결정을 미리 제시하는 것을 지양하도록 해야 한다.
처음부터 어떤 정해진 방향으로 몰려가지 않도록 경계하고 논의에 타당한 정보를 공유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각자가 가진 개인적 경험과 사실, 그리고 논의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남들과 공유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예컨대 제품 출시를 논의하는 미팅이라고 하면, 지난 제품의 경우 어떤 요인으로 출시가 지연된 사례가 있었는지, UX 디자인이나 생산 단계에서 애초의 출시 일정과 달랐던 경우는 어떤 게 있었고 얼마나 차이가 있었는지 등의 정보를 공유한다. 이러한 정보들은 논의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이슈에 대한 이해를 높이게 된다.
'내 생각에는 출시가 지연될 것 같아...', '출시는 3개월이면 될 것 같아...' 이런 류의 코멘트는 다름 사람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의견의 동조화를 부추길 수 있다. 그리고 이후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선택지를 줄여 부정확한 답을 유도할 수 있다.
사람들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거치게 되면 본능적으로 다수의 사람들과 동조화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본성이 집단지성 과정의 초반부터 스며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요컨대 집단지성을 이끄는 리더는 판단(judgements) 보다는 사실(facts)에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과거의 집단의 논의 결과와 실제 상황과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다음 논의의 정확도를 올리기 위해 반복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Source: Joshua Becker, Douglas Guilbeault, Edward Ned Smith (Sep 2021), "Some Questions Benefit from Group Discussion. Others Don’t.", HB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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