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story)는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이 완결성 있게 짜여 있다.
그러나 서사(narrative)는 끝이 열려 있다. 위기와 기회가 앞으로 다가오는 듯 한데, 어떻게 풀려 나갈지 확실히 알 수 없다. 갈등의 해결은 선택과 그때그때의 행동에 달려 있다.
"서사(narrative)의 주인공은 기업이 아니다. 바로 나야 나."
비즈니스 현장에서 서사는 기업이 아니라 고객에 대한 것이다. 성공적인 서사는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
고객의 니즈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고객을 흥분시키고 영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고객이 그러한 것을 추구하는 데 도전이나 장애물은 무엇인가?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고객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 고객을 돕기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기업이 주인공이 된 스토리를 늘어 놓는 회사는 많아도, 고객 중심의 서사에 능숙한 회사는 많지 않다.
"기업이 아닌 고객을 향한 Think different"
Apple은 1990년대에 "Think different"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하나의 서사를 제시한다.
디지털 기술이 등장한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많은 이들은 디지털 기술이 인간성을 앗아가고 인간을 하나의 데이터쯤으로 전락시켰다고 느꼈다. 사람들은 비좁은 사무실 칸막이 안에 갇혀서 디지털 기계의 하나의 부속품처럼 일했다.
이때 Apple은 새로운 서사를 통해, 새로운 세대의 디지털 기술로 사람들의 고유한 잠재력과 개성이 표출될 것이라는 꿈을 제시한다.
이 서사를 풀어내기 위해 Einstein과 Picasso, Bob Dylan, 그리고 Muhammad Ali가 어떻게 남다른 사고를 하고 그들이 추구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는지 이야기한다. Apple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거의 드러나지도 않는다. 이 모든 서사는 고객에 대한 것이며 고객이 취할 수 있는 행동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언급한다.
Apple이 단순히 제품을 파는 기업이 아니라 종교와 같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유이다. 그 당시 사람들이 가슴 깊숙이 느끼고 있던 무언가를 뜨겁게 끄집어내어 대변한 것이다.
Apple뿐만이 아니다. Nike의 "Just Do It", 그리고 Airbnb의 "Belong Anywhere"도 이처럼 고객의 입장에서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서사가 담겨있다.
"고객의 서사(narrative)는 기업도 춤추게 한다."
요즘 세상에서 신뢰(trust)는 갈수록 퇴색되고 있다. 사람들은 기업이 이익추구를 위해 고객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을 희생시키는 것을 자주 목도한다. 기업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과 성과에 대한 압박으로 내부 효율과 수익성에 매몰된다.
이런 세상에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서사는 강력한 차별화의 무기가 될 수 있다. 고객의 속마음과 깊은 열망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더 나아가 이를 이룰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겠다는 이야기는 고객과의 유대감을 높이고 잃었던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다.
이러한 서사를 도출하기 위해선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 너머로 시선을 확장시켜야 한다. 고객이 처한 입장에서 더 넓은 맥락을 탐색하고 채워지지 않은 니즈와 열망을 살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고객의 니즈를 기업의 열망과도 연결시켜야 한다. 결국은 가장 강력한 서사는 고객과 함께 기업 스스로의 가슴도 뛰게 만든다.
Source: John Hagel III (May 2021), "Every Company Needs a Narrative", HB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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