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북극성에 전략을 맞추지 마라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장강일의 경영전문블로그입니다.

20210314

잘못된 북극성에 전략을 맞추지 마라

경영자들은 추상적인 비유를 통해 문제의 답을 찾는 경우가 있다.


유사한 사례를 살펴보고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인지적 오류와 편견에 빠지기 쉽다. 


"이 길이 아닌가벼..."


천연가스와 전력 거래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에너지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신규사업으로 통신대역폭 거래 시장을 검토하게 된다.

 

대역폭 거래는 가스 및 전기 거래와 유사해 보인다. 모두 자본집약도가 높고 복잡한 모니터링과 배분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실시간으로 가격책정과 판매가 이루어져야 한다. 기존의 관련 사업 역량을 활용해 충분히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되었다.


에너지 회사는 통신대역폭 거래 사업을 시작했으나, 이내 거래 과정이 상이하고 기대보다 훨씬 많은 투자 비용이 소요됨을 알게 된다. 사업 손실이 증가하면서 몇 달이 채 되지 않아 신사업을 다시 매물로 내놓게 된다.


"비유에 길을 잃기 쉬운 의사결정"


경영자들은 새롭거나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을 때, 특히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생경하고 복잡한 상황에 처했을 때 종종 비유(analogy)를 활용한다.


그러나 에너지 회사의 예처럼, 비유의 연결성이 약하거나 또는 단지 추상적인 수주에서만 유사할 경우엔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흘러갈 수 있다. 


국제 관계를 공부하는 Stanford대 학생들에게 과제가 주어졌다. 제시된 국제적 갈등 상황에서 국무부 관료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의사결정에 앞서 한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2차 세계대전 관련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리고 다른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베트남전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학생들에게 제시된 갈등 상황은 2차 세계대전, 그리고 베트남전 어느 쪽 과도 실제 유사성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2차 대전을 접한 학생들은 무력 행사를, 베트남전을 접한 학생들은 무간섭 정책을 취하는 것으로 의사결정 내렸다. 학생들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유사한 사례라고 인식하는 비유에 생각이 종속되었다.


"비유의 적합성을 체크하는 유사성 매핑"


이러한 추상적인 비유에 빠지기 않기 위해, 유사성 매핑(similarity mapping)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작업은 조직내에서 선의의 비판자 역할을 수행하는 팀에서 수행한다. 현재 회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 상황은 다르지만 매우 유사해 보이는 문제를 서로 비교해서 둘 사이에 구조적 유사점을 분석한다. 


이 과정을 통해 경영자는 새로운 상황에서도 사례(비유)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어떤 조건들이 맞아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들에 맞춰 해결책을 튜닝해갈 수 있다.  


에너지 회사의 경우에도 유사성 매핑 과정을 거쳤다면, 에너지 시장과 대역폭 시장의 본질적인 차이를 초기에 식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요컨대 경험과 인식이 제한된 상황에서 선뜻 떠오르는 유사한 사례를 기반으로 손쉽게 해결책을 취해선 안된다. 겉으로는 유사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상이한 사례에 이끌려 회사를 잘못된 길로 끌고 갈 수 있다.

 

Source: Giovanni Gavetti, Martin Huber, Dan Lovallo, Magdalena Smith (Feb 2021), "Bias busters: Don’t steer your strategy by the wrong star", McKinsey Quarterly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