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 분석을 제대로 하려면, 거꾸로 작성하라.

경영 현장에서 SWOT처럼 흔하게 쓰이는 툴도 없다. 단 한 장으로 회사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시장의 기회와 위협 요인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SWOT이 기대만큼 제대로 된 분석 기능을 발휘하고 있을까?

"SWOT 분석이 지닌 한계"

첫째, 간결함이 강점이자 독이다.

일반적인 SWOT 분석 툴은 파워포인트나 종이 한 장에 모든 내용을 담도록 유도한다. 공간이 한정되다 보니 관련 내용들을 축약하고 한 두 단어로 묘사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간결함이 생각의 단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예컨대 '가격'과 같은 중요한 분석 이슈도 '가격 경쟁력 하락'과 같이 단순하게 기술된다. 가격이 경쟁사보다 높은 지, 경쟁사가 가격인하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회사가 가격 프로모션을 단행할 수 있는지, 또는 가격과 관련된 연관 이슈들이 어떻게 사업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관련 설명과 분석이 누락된다.

둘째, 현상을 나열한 스냅 샷에 불과하다.

강점, 약점, 기회, 위협의 각 카테고리간 연계와 계층(hierarchy)이 명확하지 않다. 모든 4분면이 동등하게 강조된다. 

각 요소의 연관성을 고려한 역동적인 현상 분석이라기 보다는, 각 카테고리별로 현재 상황들을 나열해서 보여주는 스냅샷에 그치기 쉽다. 심지어는 현재 브레인스토밍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내용들을 영역별로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할 수 있다.

셋째, 현상과 해결책이 섞이기 쉽다.

사람들은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SWOT 분석에서는 특히 기회(opportunity) 영역이 이에 해당한다. 사람들은 기회를 '이루어져야 하는 바람직한 것'으로 이해하고, 이 카테고리를 채우는 실수를 범하곤 한다. 

예컨대 자전거 사업자는 기회 영역에 '지도 기능이 있는 모바일 앱'을 담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제언이나 해결책에 가깝다. 모바일 앱 개발의 용이성 증대, 경쟁사들의 관련 앱 부족, 음성 기술의 성장 등이 더 적합하다. 

"SWOT을 제대로 활용하고 싶다면... 바깥부터!"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SWOT 분석은 현상에 대한 통찰력을 끄집어내거나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여전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회사 내부를 먼저 살펴보고 외부 환경을 다룬다. 회사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시장의 기회와 위협 요인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런데 외부 환경을 분석하고 회사 내부를 분석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외부 환경은 우리 회사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 모든 경쟁사에 다 적용된다. 바로 이 시장 환경에서 경쟁이 발생하고 성과가 창출될 수 있다. 어떤 회사도 시장과 분리된 진공 상태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없으며, 이 시장환경에 맞춰 회사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 외부 환경을 분석할 때는 해당 이슈가 우리에게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편견을 가지지 말고 다양한 환경 분석법 등을 활용해 다각도로 폭넓게 분석해야 한다. SWOT 한 장을 채우기 위한 손쉬운 지름길을 찾거나, 분석의 겉모양만 채우고 이미 정해진 답의 근거를 찾는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이렇게 외부 환경을 먼저 살펴봐야 회사 내부의 요소(강점과 약점)들도 환경과 관련성 높은 것으로 추려낼 수 있다. 또한 외부 환경에 대한 이해가 앞서면, 회사 내부의 역량에 대해서도 더 광범위하게 고민하게 되어 늘 생각하던 것만 떠올리는 근시안(myopia)에서 벗어날 수 있다. 회사 강점과 약점만 별개 영역으로 구분 짓고 생각나는 대로 현상을 나열했으면 쉽게 찾아내지 못했을 이슈까지도 끄집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슈를 명시할 때는, '가격', '기술'과 같이 축약된 표현으로 머물지 말고, 더 구체적인 표현과 문장으로 현상을 자세히 서술하는 게 도움이 된다. 

 

외부 환경 분석, 그리고 내부 역량 분석을 수행한 다음에는 외부와 내부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추천안을 제시해야 한다. 추천안은 다음과 같은 형태로 정리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 요인(external factor) 하에서, 우리의 내부 역량(internal factor)을 고려하면 다음과 같은 방안(recommendation)을 취할 수 있다."

Source: Laurence Minsky, David Aron (Feb 2021), "Are You Doing the SWOT Analysis Backwards?", HBR 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