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영 의사결정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데이터 분석 활동이 현장에서 실행가능한 통찰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대체로 실망스러운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대부분의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은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런데 가용한 데이터에서 의미를 읽어내는 것이, 올바른 질문(right question)에 답을 하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데이터에서 의도를 찾지 말고(finding a purpose for data), 의도에 맞는 데이터를 찾아야 한다(finding data for a purpose).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아니라, 의사결정에 기반한(decision-driven) 데이터 분석을 추구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data-driven) 분석은 종종 잘못된 질문의 답을 제공한다."
예컨대 구독 기반의 미디어 회사가 있다고 하자. 매년 멤버쉽 갱신을 위해, 기간 만료 전에 고객들에게 갱신 메일을 보낸다.
수년 동안 사업을 영위하면서, 이 미디어 회사는 많은 양의 고객 정보를 쌓게 된다. 주소와 가입기간, 웹사이트 활용도, 활용 행태 등. 이 정보를 활용해, 가입 고객의 이탈 가능성을 파악한 다음에, 이탈 우려가 높은 고객들에게 감사 쿠폰을 보낸다.
겉으로 보기엔 그럴싸해 보이지만 데이터 분석에 오류가 있다. "고객의 이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에 대한 답은 제공하지만, "감사 쿠폰이 고객의 이탈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은?"에 대한 답은 주지 못한다. 추가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그 답을 구할 수 있다.
데이터 주도의(data-driven) 의사결정은 대체로 가용한(available) 데이터에서 시작한다. 이는 종종 잘못된 질문에 초점을 맞추기 쉽다. 반면에 의사결정 주도의(decision-driven) 데이터 분석은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의사결정 사항에 대한 정확한 정의부터 시작한다. 데이터가 의사결정을 이끄는 게 아니라,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찾는 것이다.
"분석은 데이터가 아닌 의사결정이 이끌어야 한다."
의사결정 주도의 데이터 분석을 하기 위해선, 다루어야 할 핵심적인 의사결정과 의사결정자를 먼저 식별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손에 쥐고 있는 가용한 데이터가 아니라,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찾는 의사결정자들은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를 선호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에 빠질 수가 있다. 이렇게 되면 의사결정에 기반한 데이터 분석이 아니라, 선호(preference)에 기반한 데이터 분석을 하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선, 의사결정자와 데이터 분석가의 공동 노력이 요구된다.
첫째, 의사결정자는 데이터 분석에 앞서, 여러 실행 대안들을 파악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먼저 폭넓게 생각하고 좁혀가는(wide then narrow) 방식을 취한다.
일상의 많은 의사결정들은 한 두개의 대안만 고려하고, 이후에는 자동 주행처럼 진행되곤 한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될 수는 있으나, 최적의 의사결정이 되기는 힘들다. 그래서 처음에 다양한 대안들을 폭넓게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많은 대안들을 관리 및 실행 가능성이 높고 데이터 분석이 용이한 수준으로 좁혀야 한다.
둘째, 대안들의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를 결정한다. 데이터 분석의 목적은 실행력이 높은 대안을 골라내는 것이다.
의사결정 기반의 데이터 분석은 가능한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특정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적정 데이터를 확보하면, 동일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적정 수준에서 데이터 분석의 가치가 정해진다.
"컴퓨터는 쓸모가 없다. 단지 답(answer)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Pablo Picasso)
의사결정 기반의 데이터 분석은 적절한 질문(question)을 던지는 것을 강조한다. 데이터 분석가가 아니라, 경영자의 판단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요컨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의미한 가치를 찾아내고 현장에서의 실행력을 높이고 싶다면, 먼저 의미가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리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에 대한 답을 찾는다. 분석 과정에서는 경영자가 가지고 있던 기존 신념과 세계관을 강화(bolster)하는 게 아니라, 엄정하게 이의를 제기하고(challenge) 올바른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Source: Bart de Langhe and Stefano Puntoni (Dec 2020), "Leading With Decision-Driven Data Analytics", MIT Sloan Management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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