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단지 어떻게 보이는 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어떻게 기능할지를 설계하는 것이다. (Steve Jobs)
지속가능한 도시를 디자인하는 Scott Burnham은 디자인 해킹(Design hacking)이라는 개념을 강조한다. 기존 제품과 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서 이를 수정하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디자인 해킹은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것 들에서 새로운 현실과 대안, 그리고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사용자는 단순히 제품을 수용하는 데 멈추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입히고 제품의 일부가 된다. 해킹을 통해 디자인 과정에 직접 동참한다.
"주어진 일상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현대에는 해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한다. 이는 인간의 인지 능력과 창의성을 심각하게 제한한다. 일상에 주어진 제품과 시스템을 그저 생각 없는 좀비처럼 향유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디자인을 비틀어보고 끊임없이 최적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때 창의성이 발현된다. 기존과 다르게 새로운 작동 방식을 시도하고 검증해간다. 이런 해킹 노력은 단지 결과만 개선하는 게 아니다. 인간의 비판적 사고와 의사결정 능력 등 인지 역량을 폭넓게 확장시킨다. 삶에 대한 통제력과 함께 만족감도 향상시킬 수 있다.
"제품과 디자인이 사용자를 소외시킨다."
초기 애플 컴퓨터 사용자들은 컴퓨터를 해체하고 조립하고, 또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조합함으로써 그들의 역량을 확장시켰다. 그런데 요즘의 아이패드는 배터리 하나 사용자가 마음대로 분리할 수 없다. 애플이 허용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맘껏 설치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사용자는 자신에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판단해 제품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킬 수 없다. 그저 그들에게 주어진 그대로 제품을 수용하거나, 더 나은 제품이 주어질 때 갈아타는 방법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회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용자들이 경쟁 제품으로 빠져 나가고 있음을 인식하는 순간, 이미 되돌릴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디자인이 지속가능한 생명력을 가지려면"
반면에 사용자가 제품에 관여하는 경우도 있다. 제품이나 시스템의 모자란 기능과 취약한 부분을 소비자 스스로 찾아내고 개선한다. 회사는 이런 사용자들의 움직임이 파악되면, 이를 수용해 제품을 수정하거나 전체 시스템을 진화 시켜갈 수 있다.
디자인의 효율성만 강조하고 일률적인 형태를 사용자에게 강요하게 되면, 경직되고 진부해지기 시작한다.
디자인은 역할은 소비자가 정서적, 사회적, 또는 기능적으로 처리하기를 원하는 일(Jobs to be done)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과거에 효과적이던 디자인이라고 할지라도, 고객의 사용 맥락과 니즈에 따라 생동감 있게 변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가 주어진 디자인을 자유자재로 바꾸고 변경하는데 참여할 수 있을 때 디자인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
휴대폰에서 인터넷에 이르는 대부분의 기술 발전은 기존의 기술과 제품에 안주하지 않는 해커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디자인도 이와 다르지 않다.
Source: Vishal Kataria (Nov 2020), "The best way to improve something is to break it", UX Coll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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