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digitalization)가 아니라, 데이터의 가시성(visibility)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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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2

디지털화(digitalization)가 아니라, 데이터의 가시성(visibility)

코로나 발병 이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극적으로 가속화되었다.

Microsoft CEO인 Satya Nadella는 불과 2달 만에 지난 2년간 진행된 디지털 전환에 맞먹는 변화를 겪었다고 언급한다. 영업과 서비스 분야에 원격 근무와 온라인 학습이 급속히 확산되었고, 클라우드와 보안 인프라도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비즈니스 영역이 빠르게 전환되는 와중에도, 디지털 가속화가 기대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도 한다.

"Just-in-Time, 그리고 Just-in-Case"

코로나 이후에, 공급망 관리의 업무 연속성 계획(BCP: business continuity plan)이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예컨대 코로나 상황에서는 재고 회전율 보다 근로자의 안전이 중요하다. 그런데 공급망 관리를 잘 해오던 주요 업체들 조차도 그들의 핵심 공급사의 사정을 잘 모르고 있었다. 기존에 서로 주고 받던 데이터로는 공장이 잘 돌아가는지, 향후 공급 계획이 어떻게 될 것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학적으로 깔끔하게 맞아 떨어지는 공급망 최적화 보다, 데이터의 가시성(visibility)과 투명성(transparency)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공급망 안에 연결된 여러 관련 회사들이 더 세밀하게 실시간으로 필요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공급망 관리의 전략적 우선순위가 적시(just in time)에서 차질없이(just in case)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Data first, not digital first"

접근할 수 있고, 행동을 취할 수 있는(accessible and actionable) 데이터가 관건이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데이터는 저장 창고에 그냥 쌓인다. 필요하다고 판단되거나 특정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라벨을 붙이기 전까지 창고에 박혀 있다. 어딘가에 데이터는 있지만 실제 그 데이터가 필요한 부서와는 괴리되어 쓰이지 못하는 게 비일비재하다. 데이터를 가시화하여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더 쉽게, 더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기존의 프로세스와 데이터, 분석 도구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그대로 옮긴다고 해서 자동으로 데이터의 가시성과 투명성이 향상되지 않는다. 디지털 전환 자체가 투명성을 향상시키는 게 아니라, 투명성에 대한 니즈가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것으로 봐야 한다.

요컨대 데이터 거버넌스가 디지털 전환에 앞서 이루어져야 한다. 필요한 데이터의 정의와 수집, 그리고 관련 이해관계자와 현업 담당자의 데이터 접근성이 정교하게 고안되어야 비로소 디지털화와 디지털 전환이 성공적으로 구현될 수 있다.

Source: Michael Schrage (July 2020), "Data, Not Digitalization, Transforms the Post-Pandemic Supply Chain", MIT Sloan Management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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