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AI, 자동화, IoT... 이런 신기술과 함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핫하다.
그런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진정한 핵심은 "디지털(digital)"이 아니라,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에 있다.
"기술은 그 자체만으로 비즈니스에 가치를 불러오지 않는다."
기술의 가치는 기술을 활용해 일하는 방식이 달라졌을 때 비로소 발생한다.
전자상거래(e-commerce)는 인터넷 기술이 아니라, 파는 방식이 변화되었기 때문에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분석 기술도 데이터 베이스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아니라, 고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기존 프로세스에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진정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하면서, 디지털 기술에 전략적 초점을 맞추게 되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디지털 전략이 필요한 게 아니라, 더 나은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이를 뒷받침하는 도구이다.
"어떻게 트랜스포메이션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성과를 발휘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technology adoption)에 매몰되지 않는다. 전략적 변화(strategic transformation)를 위해 기술을 취사선택한다.
첫째, 기술을 silo처럼 추구하지 않는다.
모바일 전략, 빅데이터 전략, VR 전략. 흔히 접하게 되는 이런 전략들은 특정 기술에 초점을 맞춰, 해당 기술이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들에 주력하기 쉽다.
하지만 이 와중에 전체 비즈니스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간과하곤 한다. 모바일 전략은 회사가 모바일 기술을 채택하면 마무리되고, 모바일 기술로 구현할 수 없는 다른 비즈니스 기회들은 주의 깊게 다루지 않는다. 모바일이나 빅데이터 등 각각의 기술에서 점진적인 아이디어들을 끄집어 내지만, 일련의 다양한 기술들을 아우르며 전사 비즈니스를 변화시키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것이다.
예컨대 모바일 전략이 아니라, 고객 경험 개선 전략이 요구된다. 고객의 관여도와 만족도를 높이고 개인화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모바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이 필요에 따라 활용되어야 하며 고객 응대 프로세스 등 비즈니스 전반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르게 상자를 열지 않는다.
자율주행차와 완전히 자동화된 AI 콜센터를 도입하는 게 만사가 아니다.
이런 대단한 기술을 도입하지 않아도, 이미 사내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의사결정에 활용하거나 일부 모바일 기술의 도입, 심지어 기존의 ERP 시스템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가치를 창출할 기회들이 아직도 무수히 존재한다.
그럴싸한 선진 디지털 혁신에 매료되다 보면, 이런 일상의 기술들로 지금 당장 추구할 수 있는 개선 활동들에 구미를 잃을 수 있다.
그러나 경영자들이 이런 점진적 개선 과정들을 소홀히 하게 되면, 불필요한 예산 낭비와 함께 아직 조직에서 활용할 준비가 안된 기술들을 도입하는 리스크까지 떠안게 될 우려가 높다.
셋째, 기술 리더에게 트랜스포메이션을 홀로 맡기지 않는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술이니, CIO나 기술 관리자에게 맡겨야 한다? 이는 회사를 트랜스포메이션 시켜야 할 책무를 떠넘기는 행위이며 십중팔구 낭패하기 쉽다.
아무리 탁월한 IT 리더라고 할지라도, 직접 사업을 운영하지 않는 상황에서 해당 사업을 변화시킬 수 없다. 물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으로 이끈 다수의 IT 관리자들이 있다. 그들이 디지털 혁신을 홀로 이끈 게 아니라, 디지털 혁신을 그들과 함께 추진한 경우들이다.
넷째, 기술이 아니라, 리더쉽 역량에 좌우된다.
선도적인 디지털 리더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하나의 역량으로 여긴다.
비즈니스 변화의 비전을 수립하고,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전파하고 동참시키며, 중장기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로드맵 안에서 차곡차곡 전개해 나간다. 일부는 사전에 기획하지만, 일부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탐구하고 채워 나간다.
"디지털"이 아니라 "트랜스포메이션"에 방점을 주는 이유는 이러한 리더쉽의 역할과 조직의 역량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역량이 기술에 앞서는 것이다.
요컨대, 기술은 비즈니스를 차별적으로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전략은 기술에만 주력하지 않는다. 목적과 용도에 따라 적절한 기술을 활용하는 게 전략이다. 어떤 때는 최신의 기술을 채택하고, 어떤 때는 일상의 기술을 적용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술이 아니라 전략이 이끌어야 한다
Source: George Westerman (Oct 2017), "Your Company Doesn’t Need a Digital Strategy", MIT Sloan Management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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