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구성하는 데 능하다. 옳다고 믿는 것뿐만 아니라, 옳기 바라는 것까지 아주 그럴싸하게 주장한다.
이들은 문제의 요지를 간파하는 데 탁월하다. 직감적으로, 복잡하게 펼쳐져 있는 주변적인 세부사항들을 뚫고 문제의 핵심을 짚어낸다.
이렇게 똑똑한 만큼 자신의 의사결정에 대한 신념도 크다.
"똑똑함의 덫"
그런데 2018년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수학능력시험(SAT) 점수가 높을수록 분석력이 떨어지고, 실수에서 배우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BBC에서 의학기자로 활동했던 David Robson은 지능의 함정(Intelligence Trap)이라는 저서를 통해, 똑똑한 사람들이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고 주장한다.
스마트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내재된 부족한 사고방식(flawed thinking)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학교에서 치러 지는 대부분의 테스트들은 시간 제한이 있다. 자연히 속도가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빠를수록 더 똑똑하다고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실제 삶의 현장에서 접하는 문제들 중에 제한된 시간에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게는 올바른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 답을 제시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느냐는 중요치 않다.
또한 스마트한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에 대한 확신이 강한만큼, 자칫 인지적 함정에 빠지기 쉽다. 의도적 합리화(motivated reasoning)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고 싶지 않은 것보다 더 관대하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주위 정보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게 됨으로써, 세상을 정확히 보기 보다는 믿고 싶은 세상을 보게 된다.
"진정한 똑똑함"
이런 인지적 오류를 피하기 위해선 자신의 똑똑함과 본능적인 판단에 스스로 의문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Robson의 조사에 따르면, 판단하기 어려운 임상 상황에서 의사들은 2/3의 경우에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 자신의 첫번째 진단을 재고하고 다른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도록 요청을 받을 경우, 진단의 정확도가 40%가량 올라갔다고 한다.
요컨대 똑똑한 사람은 자신의 판단에 대한 신념이 강하며 늘 자신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더욱 똑똑한 사람은 언제나 틀릴 수 있다고 가정한다. Jeff Bezos 역시, 최고의 지적인 능력은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생각을 기꺼이 바꾸는 것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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