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New Coke가 있었다.
펩시콜라의 시장점유율 상승에 위기의식을 느낀 코카콜라가 대규모 소비자 조사를 통해 새로운 콜라를 시장에 도입했다. 출시 초기엔 성공을 거두는 듯 했으나, 이내 엄청난 실패에 직면하게 된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익숙한 패턴에서 벗어나는 아이디어는 흘려버리고 무시한다.
"익숙함의 덫,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
New Coke에 대한 시장 조사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테스트에 참가한 사람들은 새로운 콜라 맛을 일관되게 선호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에는 소비자들이 기존 코카콜라 맛에 지닌 정서적 애착을 포착할 수 없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가용성 편향으로 해석한다. 사람들은 시장조사와 같이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들로 판단을 내린다. 정서적 유대감 같은 건 눈에 잘 드러나지도 않고 쉽게 자료를 얻을 수 없으므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제외시킨다.
가용성 편향을 극복하기 위해 사전부검(pre-mortem)이라는 방법을 시도하기도 한다.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가정하고, 어떤 문제들 때문에 실패하게 될지 사전에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레드팀(red team)이라는 독립적인 조직을 만들어 아이디어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구멍을 찾는 작업을 전담시키기도 한다.
Amazon은 모든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6장의 메모를 작성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문서에는 프로젝트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도하는 기사와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기사 내용을 가정해 동시에 담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일련의 미팅들을 통해,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아이디어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내는 데 힘을 기울인다.
"신념대로 간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인간의 두뇌는 빠른 판단을 하도록 길들여져 있다. 처음에 접한 정보로 생각이 기울고(점화 효과, priming), 이후에 접한 정보들을 처음에 기울었던 틀로 이해하는 경향(framing)이 있다. 여하간 무언가를 믿게 되면, 그 믿음을 강화하는 정보들을 찾게 되고 반대되는 정보들은 무시한다.
새로운 정보들을 접하더라도, 각자가 지니고 있는 신념에 따라 제각각으로 받아들인다. 기존 생각에 맞는 사실과 맞지 않는 사실이 섞여 있는 동일한 정보를 접하고는, 서로 다른 의견을 지닌 사람들이 동시에 신념이 더 강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이런 확증 편향은 집단에서 증폭된다.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과 의견 일치를 보려는 성향이 있다. 의견이 다르거나 갈등하는 것을 불편해 한다.
한 연구에서 살인 사건에 대한 의견을 참여자들에게 물었다. 다양한 성향과 사고 방식을 지닌 사람들이 모인 그룹에서 더 나은 결과가 도출되었다. 그러나 참여자 간에 도출된 결과에 대한 불편함과 의심 등의 부정적 감정들이 존재하였다. 반면에 유사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인 그룹에서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도출한 결과에 대한 신념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당신이 New Coke 기획 미팅에 참여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모두가 동조하는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다른 주장을 펼칠 수 있었을까? 또 그런 자신의 생각에 얼마나 자신감을 지닐 수 있었을까? 다른 생각이 있으면 나서서 자유롭게 표출하라고 쉽게들 이야기하는데, 과연 당신은 그럴 수 있는가?
"감히 집단(나)과 다른 생각을... Semmelweis 효과"
1847년에 Semmelweis라는 헝가리 의사는 놀라운 사실을 찾아낸다. 산부인과 병동에서 손 씻기를 잘 하면 산욕발열을 줄이고 산모 사망률을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놀라운 치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정신변동에 갇히게 된다. 당시만 해도 세균에 의한 감염이란 것이 알려지지 않았던 때이다.
이른바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도 기존 지식 체계에 맞지 않는 새로운 지식을 거부하는 경향이 심하다. 이를 Semmelweis 효과라 일컫는다. 확증편향이 거대한 집단 규모로 발현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잘 작동해왔던 아이디어를 떨쳐버리는 게 이처럼 쉽지 않다.
그런데 Semmelweis 사례의 다른 이면도 있다. 새로운 사실을 찾아낸 젊은 의사가 처음에 저항을 받았을 때, 거칠게 집단을 향해 달려든 것이다. 자신의 신념이 명약관화하고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생각에, 더 많은 증거를 수집하고 정리해 더 명확하게 그 결과를 커뮤니케이션하려는 노력을 상대적으로 간과하였다.
이에 반해, 면역 항암체를 발견한 Jim Allison의 사례가 있다. 처음에 제약회사는 그의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것을 거절했다. Jim은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했고 다른 전문가들이 그의 연구 결과를 믿을 수 있도록 설득시키는데 힘을 기울였다. Semmelweis는 정신병원에서 외롭게 죽음을 맞이했고, Jim은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다.
사람들은 내 생각을 거부하는 사람들에 대해, 나 역시 거부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Jim Allison 같은 사람은 그러한 사실 역시, 또 하나의 풀어야 하는 문제로 받아들였다.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마라."
진실은... 내가 가장 강하게 믿고 따르는 신념조차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늘 발생할 수 있는 인지 편향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진정 세상을 바꾸고 싶고, 지속적인 혁신(innovation)을 이루고 싶다면 그러해야 한다.
Source: Greg Satell (Jan 2020), "These 3 Cognitive Biases Can Kill Innovation", innovation excel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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