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도 실패(failure)를 수용하는 게 하나의 패션처럼 받아들여졌다. 도전을 추구하며 리스크도 과감히 무릅쓰는 회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영진들은 학습(learning)을 원한 거였지, 실패 자체를 목표로 한 게 아니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물론 학습을 공격적으로 추구하다 보면, 실패도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목표(goal)를 설정 해놓고 실패를 해도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건 부적절하다는 인식이다.
이렇게 목표 설정과 실패를 단순히 반복하기 보다는, 가설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는 게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가설은 특정한 행동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사전에 미리 가정하는 것이다. 가설을 기반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되고, 그 결과를 통해 가설을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실패가 발생하면, 실패 상황을 가설의 관점에서 더 깊이 있게 해석하고 후속 학습으로 이어져 더 나은 가설을 수립하게 된다.
"최근 경영 환경에서 더욱 절실해진, 가설 기반의 접근"
디지털 기술의 확산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무수히 창출되고 있다. 그러나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이 가능한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는 실험(experiment)을 거듭해야 한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작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팀들을 구축해 이러한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이 팀들의 목적은 신속하게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하고, 더 나은 방법을 학습하는 것이다.
과거처럼 시장 환경이 안정적이고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도 큰 변화가 없다면 기존에 일하던 방식의 최적화(optimization)가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불확실성과 변화가 일상이 된 경영 환경에서는 목표 자체도 유연하게 변경되어야 하며,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기 위해 가설 검증과 학습(learning)이 발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목표로 지도(directing)하지 말고, 가설로 가이드(guiding)하라."
디지털 음악 서비스 업체인 Spotify는 각 팀에 명확한 임무(mission)와 목표(goal)를 부여한다. 이후에 각 팀들은 주어진 목표를 어떻게 최적으로 달성할 것인지 자체적으로 가설을 수립한다. 리더의 역할은 팀이 가설을 수립할 수 있게끔 질의를 하고, 가설의 근거와 로직에 대해서 챌린지하는 것이다.
또 다른 업체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가설로 판단한다. 만약에 팀이 어떤 것을 의도하는지,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사전에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면, 그 팀이 그 임무를 적절히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자신들이 하는 의사결정과 행동에 대해 충분한 가설을 수립하지 않았고, 책임도 질 수 없는 것이다. 가설에 기반해 기획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측정할 지표의 적합성도 부족할 것이며, 결과를 해석하고 학습할 수 있는 역량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설(hypothesis)이 목표(goal)를 이긴다."
일본에서 수십년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Seven Eleven은 본사 직원이 각 매장을 방문했을 때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번 주에 매출이 얼마나 될 거라고 가정하고 주문하셨나요?"
"그 결과는 어땠나요 (얼마나 파셨나요)?"
"다음 주에는 어떻게 가정하고 주문하실 건가요?"
이 질문들을 통해 점주들이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하고, 학습하는 것을 돕는다고 한다. 이를 통해 재고 회전율과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직원들의 성과 달성을 독려하기 위해, 직원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 묻곤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직원의 자기주도적 사고력과 학습 역량을 북돋아 주기 위해, 직원이 가지고 있는 가설이 무엇인지 물어보라.
Source: Jeanne Ross (Apr 2019), "Why Hypotheses Beat Goals", MIT Sloan Management Review Column
20200209
목표(goals)가 아니라, 가설(hypotheses)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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