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에 대한 부정과 무결점에 대한 집착이 탁월함을 가로막는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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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7

실수에 대한 부정과 무결점에 대한 집착이 탁월함을 가로막는다

90년대 중반에 한 연구가 이루어진다. 성과가 좋은 의료팀과 실적이 저조한 팀들이 각각 실수를 얼마나 하는지 비교하였다.

결과는 가장 성과가 좋은 팀이 가장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왜일까?

"탁월한 팀은 더 많은 실수를 한 게 아니라, 더 많이 오픈 했기 때문이다."

우수한 의료팀은 실수가 발생하면 이를 인정하고 다른 팀원들과 공유하고, 활발히 논의하였다. 이런 개방적인 분위기(openness)가 겉으로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른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탁월한 성과를 발휘할 수 있게 하였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Amy Edmondson은 이 연구에 기반해,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라는 용어를 처음 제시한다.

"심리적 안정감은 겉으로 보이는 친절함(kindness)을 뜻하지 않는다."

동료와 상사가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주며 상냥하게 대할 수 있다. 빈번하게 점심도 같이 하고, 생일을 기억해주며, 일과 후에 맥주 한 잔 기분 좋게 마실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회의실에서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게 어렵게만 느껴진다. 남들 앞에서 똑똑하지 않거나 어눌하게 보일까 봐 두렵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마다 상사가 보였던 부정적 태도가 떠올라 입을 닫는다.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분위기에선, 사람들이 상대의 아이디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어떠한 제재나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지 않을거라 믿는다. 그래야 업무와 관련된 아이디어가 생기면 언제든 자기 목소리를 내고, 상대의 의견에 기꺼이 피드백을 주며, 실수나 문제도 거리낌 없이 제기할 수 있다.

심리적 안정감은 내 의견이 언제든 상대에게 환영을 받는다는 서로에 대한 믿음에 기반한다.

"직원들이 침묵에서 벗어나야 이노베이션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Pixar의 공동 창업자인 Edwin Catmull은 Pixar의 성공 요인으로 허심탄회함(candor)을 꼽는다. 직원들이 직장에서 침묵하지 않는 것이다.

Catmull은 주기적으로 Braintrust라는 소그룹 미팅을 진행했다. 직원들이 모여 영화에 대해 평가하고 제작자들과 자유롭게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 이런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어떤 게 영화에 효과를 발휘하고, 또 그렇지 않은지 직원들이 공개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Braintrust는 규칙이 있다. 피드백은 사람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제작자는 직원들의 의견에 방어적이어서는 안되고 비난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여서도 안된다.

모임에서 제기되는 의견들은 제안(suggestion)이지, 답(prescription)이 아니다. 제작자도 자신이 문제의 원인과 답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자신이 관찰하고 인식하는 관점을 설명하고, 왜 그러한 일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이 모든 의견 교류는 서로에 대한 공감(empathy)에 기반해야 한다. 리더 격인 제작자는 직원들이 편하게 의견을 제기할 수 있도록 늘 정직하고 개방적이며 또 겸손하게 귀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도 흔쾌히 인정함으로써 스스로의 취약함을 솔직히 드러내고, 항상 수 많은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상기시키며 직원들이 더 나은 생각을 보탤 수 있도록 격려한다.

이렇게 Braintrust를 활용했던 Toy Story는 엄청난 흥행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 회사의 심리적 안정감을 측정할 수 있을까?"

Edmondson 교수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측정한다.

첫째, 누군가 팀에서 실수를 저지르면, 그 사람에게 비난이 주어지는가?
둘째, 팀에서 어려운 이슈와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하는 게 쉬운가?
셋째, 팀에서 다르게 행동하면 다른 사람들이 거부 반응을 보이는가?
넷째, 팀에서 리스크가 큰 일을 시도할 때도 안정감을 취할 수 있는가?
다섯째, 팀내 다른 멤버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게 어렵지 않은가?

"우리는 이노베이션 안 할건데, 정서적 안정감이 없으면 어때?"

2015년 Wells Fargo 은행은 직원들에게 기존 고객 대상으로 최소 8개의 금융 상품을 가입시키도록 독려했다.

교차 판매라는 명분은 좋으나, 비현실적인 목표였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8개의 상품을 가입할만한 재무적 상황이 아니었다. 직원들은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그리고 솔직하게 제시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다. 경영진 역시 직원들의 자유로운 피드백을 반기지 않았으며,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않을 경우 해고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결국 직원들은 고객을 속여 새로운 상품을 가입하도록 유도하였다. 심지어는 있지도 않은 가상의 고객들을 만드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심리적 안정감은 혁신이나 성장만을 위해 필요한 게 아니다. Wells Fargo 사례와 같은 파국을 막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Source: Caroline Forsey (Sep 2019), "How to Cultivate Psychological Safety for Your Team, According to Harvard Professor Amy Edmondson", Hubsp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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