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꿈에 그리던 조직의 미래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기술은 사람에게 내재된 가장 최악의 것을 불러올 수도 있다.
A사는 손목 밴드에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밴드는 진동을 통해, 물류센터 직원들이 매 순간 더 효율적으로 근무하도록 유도한다. B사는 센서를 통해 직원들의 동공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을 트랙킹하는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트랙킹 데이터를 분석해 직원의 수면의 질을 체크하고 미팅 스케줄을 잡는데 활용한다. 그리고 드론으로 카페인 음료를 배달해, 직원이 커피 타임으로 업무를 중단하지 않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미래가 아니다.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례들이다. A사는 아마존이고, B사는 IBM이다.
"사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닌데..."
실험 데이터 축적, 프로세스 분석과 효율화, 베스트 프랙티스의 표준화, 관성적으로 해오던 업무에 대한 부정, 개별 직원들이 지닌 비정형의 지식을 프로세스와 문서로 표준화, 직원 사이에 노하우 전파...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주제들인가?
실제 이 내용들은 Taylor가 1911년에 제시한 '과학적 관리법' 이다. 이미 100여년 전부터, 회사는 기계와 사람을 잘 통합해 최상의 효율성을 추구하고자 했다. 이 내용들이 요새 디지털과 AI 버전으로 활발히 재생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효율성 추구가 과도해지거나, 이를 실행하는 주체인 사람에 대해 고려가 부족해지면, 이른바 소외(alienation)와 몰입도 저하(disengagement) 문제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AI로 조직의 생산성이 올라가면 나는 행복해질까?"
자동화(automation)는 노동의 본질과 사람의 정체성에 중대한 이슈를 불러오곤 한다. AI 알고리즘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업무 현장에 동요를 가져오고, 더 심각하게는 사회적 불안까지 야기할 수 있다.
ING는 구글과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조직에서 영감을 얻어, 기존의 마케팅, 제품, 유통, IT 부서들을 민첩한 팀 구조로 개편한 바 있다. 거대하고 복잡한 프로젝트가 소규모 단위 업무들로 쪼개지고 프로세스가 가상의 조립 라인처럼 분절되었다. ING 은행의 CIO인 Peter Jacobs에 따르면, 이런 업무 환경에서 구성원들의 목적의식(purpose)이 약화되었다. 업무 처리 방식은 효율화되었지만,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구성원들의 책임감과 오너쉽을 떨어뜨린 것이다.
조직의 규모를 키우면서 민첩성도 잃지 않으려는 기업들은 자동화에 기반한, 인재 플랫폼(talent platform)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업무 변동과 필요에 따라 인력을 최적으로 재배치하는 것이다.
2013년에 Forever 21은 인력 최적화 플랫폼인 Kronos를 도입하였고, 불과 2주만에 수백 명의 상근 직원들을 파트타임 계약직으로 전환시켰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 의료보험 혜택도 종료시켰다. 물론 직원들의 소송이 이어졌다.
"알고리즘 자체는 나쁜 게 아니다."
AI와 알고리즘은 좀 더 유연하고, 더욱 생산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무한한 기회를 품고 있다. 기존의 관성적인 업무 문화와 조직 구조의 틀을 깨고 구성원과 조직의 잠재력을 높이는 촉매제로 활용될 수 있다.
반면에 업무 현장과 노동자를 통제하면서 소외와 동기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Risk도 크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다른 구성원들이 따라야 할 알고리즘을 개발할 때, 자기 자신도 동일한 알고리즘으로 관리 받고 싶은지 자문해보라.
Source: Mike Walsh (May 2019), "When Algorithms Make Managers Worse", HB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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