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dler는 전략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전략이란 기업의 기본적인 장기 목표와 목적을 설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일련의 실행방안을 채택하고 자원을 배치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전략이다."
그런데 이 정의에는 조직이 실현시키고자 하는 도전적이지만 명확한 미래 상태가 가정되어 있다. 이 매력적인 미래를 그리는 것에서 전략이 시작하는 것이다. 미래 상태를 제시하며 구성원들의 동기를 불러 일으키고, 조직이 행하는 모든 행위들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목표가 지니는 한계점"
목표에서 시작하는 것은 그럴싸해 보이고 직관적으로도 맞아 보인다. 그러나 실제 경영 환경에서는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첫째, 목표는 여하간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Henry Ford가 언급했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을 물었다면 더 빠른 말이라 대답했을 것이다. 미리 정의된 목표는 현재 상황의 가정에서 가능하다 생각되는 것을 담게 된다. 전략은 이런 한계가 있는 목표로 시작하기 보다는, 조직의 역량과 기회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둘째, 사람들의 행동은 목표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전략은 목적론적 사고(theological thinking)에 영향을 받는다. 모든 일은 분명한 이유로 발생하며 특정 결과를 염두하고 행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가 지배적이라고 해서 항상 맞는다는 것은 아니다. 목표는 사람의 행위를 이끌지 못한다. 오히려 사람의 행동에 따라 만들어진다. 조직의 미션과 비전이 조직을 만드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의 행동에 의해 미션과 비전이 더욱 구체화되는 것이다.
셋째, 전략이란 건 어디서 시작하고 어디서 끝나는 게 아니다.
전략을 미리 정의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행되는 것이라 하면, 일종의 이벤트와 같은 활동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조직은 연속적으로 존재하며, 전략도 마찬가지이다. 기존과 같은 방향이든 또는 새롭게 조정된 방향이든, 전략은 끊임없이 흘러가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구체적이고 명확한 특정 목표를 가지는 게 얼마나 유용할지 조심스러운 측면이 존재한다.
넷째, 목표는 현실에서 주의를 돌리게 만든다.
목표를 빈번하게 강조하게 되면, 이상적이고 허구적인 미래 상태에 시선을 맞추게 된다. 구성원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고 동기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조직의 생존을 위협하고 번영을 막는 갈증과 장벽, 현실적인 문제들에서 주의를 빼앗아 현실 도피적인 위안감을 줄 수도 있다. 실상은 이상적인 미래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지금 목전의 촉박한 이슈들을 해소하는 게 전략적으로 더 유용할 수 있다.
다섯째, 목표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창업자나 CEO의 바램, 또는 이사회 참여자들 전체의 의견이 반영된 다소 두루뭉실한 목표가 얼마나 효과적일까? 시장 선도자 되기, 수익의 10% 성장, 매출 2배 성장, 그리고 우주에 발자국을 남기자는 Steve Jobs의 목표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 목표라는 게, 단순히 전략 입안자가 달성하고자 하는 무언가에 대한 바램을 담은 것일 수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조직이 창출하고자 하는 가치에 대한 질문을 담아야 한다.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 목표가 중요한 시작점이 될 수도 있으나, 더 중요한 것은 조직이 고객과 시장에 어떤 의미를 줄 것인가에 대한 숙고이다.
"목표는 미리 고착된 게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다."
이처럼 목표가 지닌 한계점들은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목표가 모든 것을 포괄하는 전지전능한 전략의 시작점은 아니다는 의미이다.
목표 자체도 진화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Frederic Laloux는 진화하는 의도(evolutionary purpose)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미리부터 목표를 정의하고 앞서서 세세하게 구체화해 고착되지 말고, 조직이 시장에 대응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목표가 발현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이다.
요컨대 미래의 목표도 현재의 전략과 역량에 대한 숙고가 선행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조직이 현실에 두 발을 디디고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행동(action)이다. 막연한 미래의 의도(intention)가 아니다.
Source: Jeroen Kraaijenbrink (Apr 2019), "Strategy Myth #3: Strategy Starts With Goals", For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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