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서 2013년까지 Fortune 500대 기업 CEO 중에 1/4이 비자발적으로 퇴임했다. 이는 단순한 인원 교체로 끝나지 않는다. 2014년 PwC의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최고경영층의 교체는 매년 시가총액의 약 112조원을 증발시킨다고 한다.
CEO가 기업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이런 맥락에서 10년간 17,000 여명의 최고경영층을 대상으로 CEO 게놈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과연 CEO의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핵심적인 특성은 무엇일까?
고성과를 달성한 CEO들은 항상 위대한 의사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 그들은 의사결정의 질(quality) 보다는 결단력(decisive)에서 탁월함을 보였다.
위대한 CEO는 상황이 모호하고, 정보가 충분치 않으며, 본인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처했을 때에도 늘 일관되게 결단력 있는 행동을 취했다. 결단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 경영자는 고성과 CEO가 될 확률이 12배가 더 높았다.
IQ가 높고 지적인 복잡성을 즐기는 임원들은 종종 우유부단한 성향을 보였다. 완벽한 답을 선호함으로써 의사결정의 질은 대체로 높게 나타났지만, 선택을 하거나 명확한 우선순위를 제시하는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스마트하지만 더딘(smart but slow) 의사결정자들은 조직의 병목이 된다. 구성원들이 일을 추진할 때 과도하게 조심스러워 하게 되며, 전사 업무 흐름도 굼뜨게 된다.
고성과를 발휘한 CEO들은 아무 결정을 하지 않는 것 보다 잘못된 의사결정이 오히려 더 낫다고 인식한다.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방향성이 설정되고, 또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다.
결단력이 있는 CEO들은 완벽한 정보들이 수집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음을 잘 안다. 어느 정도의 정보를 확보하면 판단을 내려야 한다. 물론 이러한 순간에도 자신과 다른 다양한 관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믿을만한 참모진들로부터 꾸밈없는 사실과 적절한 조언을 구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동시에 성공적인 CEO는 언제 의사결정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도 터득하고 있다. 깊은 생각없이 여러 의사결정들을 몰아붙임으로써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러한 리스크 요인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어느 정도나 기다릴지 판단하는 것도 CEO의 몫이다.
CEO는 늘상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어떤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될까? 내가 지금 의사결정하지 않으면 어떤 일들이 멈춰서 진행되지 못할까?"
그리고 하나의 길이 선택되면 흔들림없이 치고 나가야 한다.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오락가락 하거나 결정을 되돌리면 구성원들의 신망을 잃게 된다.
의사결정이 잘못되면 어떡하냐구?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사결정 관련해서 해고된 CEO들 중에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쫓겨난 경우는 1/3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우유부단함 때문에 CEO 자리를 물러났다.
Source: Dina Wang, Elena Lytkina Botelho, Kim Rosenkoetter Powell, Stephen Kincaid (July 2017), "What Sets Successful CEOs Apart", HBR
20180302
CEO여, 잘못된 의사결정이 우유부단함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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