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연구에 따르면 2013년 의료실수로 숨진 사람이 25만명이 넘는다. 진단 오류, 약물 과다사용, 의료진의 소통 실패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미국인은 심장병과 암 다음으로는 의료실수로 죽음을 맞이한다.
항공업계도 조종사의 실수로 수많은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비행조정 제어장치(fly-by-wire)를 도입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비행 계기판이 고도화되면서 조종사의 비행 판단을 지원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F-35 전투기는 조종사가 끊임없이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비행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도와준다. 컴퓨터 인터페이스에 익숙하지 않거나 기계의 자동 알고리즘을 믿지 않는 조종사는 성과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추락의 위험을 피할 수 없다.
의료업계는 AI와 디지털 기술의 도입 초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사선 검사에서 이미지 인식 기술이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당뇨병성 망막증, 부정맥, 피부과학 등에 디지털 기술이 적용되는 중이다. 웨어러블 센서와 AI가 저혈당 증세를 감지해 당뇨병 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AI와 다른 디지털 기술이 지닌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의사와 간호사들의 의료 교육 시스템 자체가 전면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지금의 의료 지망생들은 오랜 도제 과정을 통해 경험을 습득하고 판단력을 키우며, 기억에 근거해 의료 지식을 축적한다. 그러나 향후에는 메디컬 기기 업체들이 제공하는 트레이닝의 중요성이 커지고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전문성을 익혀가게 될 것이다.
의료진이 자신이 진료했던 특정 환자에 대한 과거 데이터, 그리고 개인적 경험과 편견(confirmation bias)에 기반한 치료는 치명적인 의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더 많은 디지털 기술과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도입합으로써 개별 의료인들의 경험과 실력 상의 차이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리고 의료진들이 AI와 디지털 기술을 신뢰하고 그들의 의학적 판단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갈수록 환자의 증세와 진료 방법, 투약 방식 등을 예측하고 최적의 방법을 제안하는 기술이 고도화될 것이다.
존스홉킨스 연구에서도 지적되었지만, 의료 사고는 '근본적으로 나쁜' 의사들에 의해 발생하는 게 아니다. 미국의 파편화된 의료보험 네트워크와 안전망의 부재, 그리고 책임감이 결여된 의료진의 진료 관행 등 다양한 시스템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AI와 디지털 기술은 파편화된 의료 네트워크의 정보를 취합하고, 환자 치료를 통합하고, 의료진의 치료 관행을 표준화하며, 개별 의료인들에게 자동화된 기계의 지원을 받는(fly by instrument)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제공함으로써 의료 실수를 줄여나갈 것이다.
Source: Jonathan Woodson (March 2018), "Decades Ago, Pilots Learned to “Fly by Instruments.” Doctors Need to Do the Same", HBR Blog
20180318
심장병과 암 다음으로 가장 높은 사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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